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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구리/이슈/리뷰

세월호... 눈물 몇방울은 남겨둬야하지 않을까?

 

두고두고 아쉽기만한 세월호 구조 작업.

 

대한민국은 아직도 흘릴 눈물이 남아 있는가? 

희망과 기대의 눈물은 어느새 좌절과 분노의 외침으로 바뀌고 있었다.


세월호 사건 초기.

정부는 엄청난 물량을 자랑하며 구조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잠수부 몇백명, 구조 선박 몇백척, 최신 군함. 항공기 몇십대 등등..

언론도 연일 희망과 기적을 외치며 정부의 대변인 마냥 모든 국민의 귀와 눈을 한곳으로 집중시켰다.

그런 자신감에 실종자 가족들과 국민들은 숨죽이며 가슴속 깊이 소리없는 외침과 간절함으로 정부의 구조활동을 응원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진전이 보이지 않는 구조활동..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행보와 거기에 발맞춰 오보를 쏟아놓는 언론에 온 국민은 분노했다.

 

언론의 오보와 대통령의 부적절한 처벌 발언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무슨 속보경쟁하듯 쏟아내던 언론들...

이제는 이런 저런 희망이 사라지자 책임자 찾기에 골몰한 언론과 정부.

언론과 정부는 자신들이 저지른 과오는 생각지도 않고, 참사의 원흉인 선장과 선원들은 물론 해양경찰, 관제사, 일부 몰지각한 시민, 세월호 업주, 심지어는 국민 모두를 안전불감증의 공범으로 몰아갔다.

 

물론 참사에 관련된 사람들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법 처리해야할것이다.

그러나, 언론이 나서서 먼저 단죄하는 방식의 보도 태도는 지양되어야 한다.

거기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엄중한 처벌을 운운하다니..


'책임있는 모든 자들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한말은 정작 본인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말로 들린다.


철저한 조사와 처벌은 사법부가 판단해서 하면 될 일이다. 언론의 여론몰이와 대통령의 처벌 발언은 적절치 않다.

국내 언론은 뉴스 신문 할것 없이 이런 대통령의 '지엄하신' 엄중처벌 발언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사고 관련자들을 비난하며 국민적 공분을 일게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 을 비롯한 서방 언론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해외 언론들은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정부가 이번 사고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선장과 승무원들을 공개석상에서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뤄지지 않은 염원 - 휴먼드라마

 

기적같은 생존자가 나타나 휴먼드라마가 완성되길 바라던 언론은 처음엔 24시간 종일 하던 방송도 이제는 실낱같은 희망이 사라지자 슬그머니 꼬랑지를 내리고 있다.

그러더니 이제는 온 국민을 감동극장으로 이끌고있다.

노란 리본달기, 성금, 조문객수, 언론 보도에는 각종 선행과 미담이 넘쳐난다.

아마도 휴먼드라마를 가장 원했던건 국민도 정부도아닌 언론 이었나보다.

 

 

전 국민적 애도 속에 쏟아져 나온 노란 리본들.

 

 

차분해야할 구조 작업 보도를 무슨 스포츠 중계하듯 속사포를 쏟아내듯 하더니 이제는 온 나라에 추모 열기를 전파하는데 온힘을 기울이는 듯하다.


휴먼 드라마의 주인공이 기적처럼 살아 돌아올 실종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된 순간, 그들이 눈돌린건 대중의 감동과 눈물.  

 

자기연민에 빠진 국민들

 

스스로의 선행과 아픔에 동질감을 넘어서 이제는 만족감까지 느끼는건 아닌가 우리는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어쩌면 우린 슬픔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는건 아닐까?

 

지금 흘리는 눈물이 희생자난 그 가족을 위한 눈물이 아니고 우리 자신을 위한 눈물은 아닌지 돌아 보자.

물론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눈물 흘릴 수 있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와다음의 세월호 추모 페이지.


 

우리가 지금 흘리는 눈물과 아픔, 관심 반쯤은 남겨둬야하지않을까?

 

세월호와함께 차디찬 바다속에서 아직도 돌아오지못하고 있는 백명이 넘는 실종자들을 위해!

맹골수도의 차디찬 바닷가에서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를 목놓아 부르고 있는 남겨진 가족들을 위해!

또, 이런 엄청난 대재앙을 격은 유가족과 평생 '살아남은 자'라는 멍에를 짊어진 구조자들을 위해!


어쩌면 과도한 국민적 관심과 애도의 표출이 당장은 유가족과 당사자들에게 위로가 되겠지만..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쌓였을때 그때도 과연 우리의 관심과 연민 슬픔, 잊지말자고 다짐했었던 우리의 과오를 기억할 수 있을까?


지금보다 더 큰 상처에 아파할 그들을위해 눈물 몇방울은 남겨둬야하지 않을까?

 

우리는 안다.

가족이나 친지를 보내야했을때 찢어지는 아픔이 다른 누군가의 위로로 잠깐 아물더라도 모두가 떠난뒤 찾아드는 공허함과 외로움...

그리고 다시 차오르는 애끓는 그리움과 슬픔으로 다시돋아나는 생채기가 얼마나 더 아픈지...

 

지금 한달동안 우리 모두가 쏟아내는 지대한 관심과 슬픔을 조금쯤은 남겨서 두고두고 위로하고 같이 아파하며 눈물 흘리면 안되는걸까?

 

 

분향소 조문객 행렬과 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한 집회

 

 

오늘 따라 정태춘 박은옥의 '얘기2'가 듣고 싶다.

먹먹한 가슴에 울려 퍼지는 북소리.. 애 닲은 민요조의 노래가 지금의 현실과 왠지 닮아 있다.

 

 

 

정태춘 박은옥 무진새노래 '얘기2'

 

저 들 밭에 뛰놀던 어린 시절
생각도 없이 나는 자랐네
봄 여름 갈 겨울 꿈도 없이 크며
어린 마음 뿐으로 나는 보았네
도두리 봄 들판 사나운 흙바람
장다리꽃 피어있는 학교길 보리밭
둔포장 취하는 옥수수 막걸리
밤 깊은 노성리 성황당 돌 무덤
달 밝은 추석날 얼근한 농악대
궂은 밤 동구 밖 도깨비 씨름터
배고 픈 겨울 밤 뒷동네 굿거리
추위에 갈라진 어머님 손잔등을
이 땅이 좁다고 느끼던 시절
방랑자처럼 나는 떠다녔네
이리로 저리로 목적지 없이
고단한 밤 꿈 속처럼 나는 보았네
낙동강 하구의 심난한 갈대 숲
희뿌연 안개가 감추는 다도해
호남선 지나는 김제벌 까마귀
뱃놀이 양산도 설레는 강마을
뻐꾸기 메아리 산골의 오두막
돌멩이 구르는 험준한 산계곡
노을 빛 뜨거운 서해안 간척지
내 민족 허리를 자르는 휴전선을
주변의 모든 것에 눈뜨던 시절
진실을 알고자 난 헤매였네
귀를 열고, 눈을 똑바로 뜨고
어설프게나마 나는 듣고 보았네
서울로 서울로 모이는 군중들
지식의 시장에 늘어선 젊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