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것과 형태는 다르지만 인터넷 블로그에 십자가 제작기를 몇개 보았고
심플하면서 괜찮아 보여서 자작나무 십자가를 만들어보게 되었다.
거기다 우연한 기회에 자작나무 15T짜리 1cm로 켠게 생겨서
이걸로 무엇을 해볼까 하다, 제일 먼저 떠올린게 십자가 였다.
교회도 안다닌 놈이 십자가를 만든다는게 좀 우습기도 했지만,
윤동주 시인의 '십자가'라는 시의 열렬한 팬인것도 한 몫하지 않았나 싶다.
자작나무는 단면의 결이 예쁘기 때문에 각종 소품 가구,
특히 단단하고 물에 강해서 싱크대에도 많이 쓰인다.
이 자작나무 또한 싱크대 상판용으로 1cm사이즈로 재단한것인데
사용하고 남은것을 얻어온 것이다.
제작 과정은 간단하다.
십자가의 가로부분과 세로부분의 겹치는 부분을 1cm씩 두겹으로
서로 교차되게 겹쳐서 2cm 두께가 되도록해서 목공용 본드를 이용해 붙여주면 된다.
대신 사이즈 측정을 잘해야한다.
그렇게 결합된 십자가는 사포를 이용해서 표면을 매끄럽게 잘 다듬어 준다.
특히 모서리 부분이 너무 각지지 않게 마무리 해준다.
제작하고자 하는 느낌에 가장 알맞도록 오일
또는 무오일에 그냥 도막만 입히려면 바니쉬를 칠해준다.
위 십자가 3개중 가운데만 오일 칠하고 둘은 백골상태.
마침 75mm 각재가 있어서 십자가 밑받침으로 만들어 보았다.
드릴과 트리머 비트를 이용해 연필꽂이 구멍과 십자가 결합부분 홈을 파주었다.
다른 한쪽은 스마트폰 거치를 할 수 있게 트리머로 홈파기를 해주었다.
백골 상태가 너무 밋밋해서 컬러 스테인을 치리해 주었다.
스테인 칠용 스펀지를 이용해 약 4~5번 칠해 주면 원하는 색상이 나온다.
무지개 색처럼 선명한 십자가들..
덧칠이 귀찮지만 제대로 된 색상을 원한다면 힘들어도 4~5번 칠을 해주는게 좋다.
완성된 십자가는 교회나 성당 다니는 지인들께 선물로 드렸다.
교회를 다니지않는다.
믿음이 없다.
십자가를 만드는건 재밋다.
십자가의 비율, 심플함이 좋다.
친구나 지인들께줄 십자가다.
몇몇에게 드리니 그래도 반응이 괜찮다.
헛짓거리가 될려나~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지인에게 얻어온 1CM로 켠 자작합판이 여러모로 참 유용하게 사용된다.
십자가로, 액자로, 아이들 매로..ㅎ
십자가
-윤동주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 소리도 들려 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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